말이란 참으로 조심해서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말에 관련된 것들이 많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중에 말을 내뱉음에 있어 신중함을 가져야 하는 속담으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등이 있겠지요.
내가 뱉은 말이 상대방을 웃게 할 수도 울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이 그 사람의 인격 상당 부분을 평가해버릴 수 있는 잣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말에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의 약점을 직설적으로 비꼬는 말입니다. 상대방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비수 같은 말을 제3자의 입장에서 들어봐도 너무 화가 나 어제 있었던 일을 적어보려 합니다. 지금 시간이 새벽이 되었으니 어제 아침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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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지하철을 타고 출근길에 나섰는데 서너 역을 지나자 출입문 근방이 소란스러워 지더군요. 아침부터 웬 소란인가 싶어서 들어봤는데 팔이 불편한 아가씨가 할머니를 피하려다 실랑이가 붙은 것 같았습니다.
"아니, 사람이 기분 나쁘게 왜 그러는 거야. 응?"
"왜 그러시는데요."
"내가 기분이 나빠서 그래."
"제가 팔을 다쳐서 피한다고 그런 거에요."
"아니 그쪽이 팔을 다쳤건 말건 그건 내 사정이 아니고."
물론 제가 전후 사정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아마도 팔이 불편한 아가씨가 할머니와 닿기가 싫어서 언짢은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 아가씨의 말투는 다소 어눌한 것이 언뜻 듣기에도 뇌성마비를 앓는 분들이 말하는 것처럼 장애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린도 지금 오른손이 부러진 상태라 사람이 많은 곳에선 상당히 예민한 편입니다. 일부러 퇴근도 한두 시간 늦춰가며 만원 지하철을 피하는 정도이지요. 실수로라도 옆 사람이 저와 부딪히면 기분 나쁘고를 떠나서 아프기 때문에 "쓰~ 씨~" 정도는 입 밖으로 나오므로 아가씨의 입장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본인이 팔이 불편해 그랬다는 아가씨에게 '팔을 다쳤건 말건 그건 내 사정이 아니고'라는 할머니의 대답은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듣기가 그렇더군요. 눈살이 찌푸려짐과 동시에 출입문 쪽으로 자연스레 시선을 돌렸습니다.
"기분 나쁘게 왜 그랬어. 어른한테 어디 꼬박꼬박 말대답이야. 응?"
"제가 좀 모자라서 그랬어요."
"아니 그럼 정상인으로 태어나지 그랬어. 왜 모자라게 태어났어!"
뭐만 하면 나이, 어른부터 꺼내는 전형적인 말다툼의 레퍼토리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제가 잘못 들었나요? 할머니 뭐라구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지 않습니까? 아무리 그 아가씨에게서 좋지 않은 감정으로 시작된 실랑이라지만 할머님의 언행은 분명 손 윗사람과 아랫사람이라는 나이 차이를 떠나 사람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자신이 원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 평생을 짊어지고 가는 상처인 것입니다. 그것을 할머니께서는 잔인하게도 후벼 판 것입니다.
할머님이 내뱉으신 말은 제가 들어도 너무도 화가 나는 말이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도 분명 이건 아니다 싶었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괜한 일에 말려 귀찮은 일을 만들기 싫은 이기적인 마음 때문인지 저도, 다른 사람들도 두 사람의 다툼을 말리지는 못했습니다.
회사로 향하는 길이라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렸지만 내리기 전 아가씨의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감정에 겨운 외침이 들렸습니다.
"할머니, 뭐라고 하셨어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하세요? 왜 모자라게 태어났냐구요?! 절 얼마나 아세요?"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무거웠고 그 아가씨의 마지막 말이 계속 머리속에 맴돌았습니다. 여러분이었다면 이 상황에 어떻게 하셨을까요...
말. 참으로 잔인하고 가슴 아픈 보이지 않는 무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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