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의 일상다반사/잡다한글

QOOK TV. 닥본사 따위 없는 내 일상을 드라마 폐인으로...

아린. 2010. 1. 14. 22:23

닥본사. 닥치고 본방 사수. 라는 말을 짧게 만든 인터넷 유행어였던가요? 전 체질적으로 누가 재밌네 마네 하는 TV프로그램을 "그래? 그럼 나도 보자!"라는 식으로 보진 않습니다. 한번 보고 웃고 지나칠 수 있는 버라이어티 류의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저에게 드라마는 매번 챙겨봐야 하고 못보면 그 전 내용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귀찮은 존재였습니다.

닥본사요? 그런거 없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본방을 사수 할 수 있나요. 하하. 먹고 살기도 바쁜데 말입니다. 주말에 하는 재방송도 못챙겨보면 그 드라마의 중간 내용도 모른체로 다음 내용을 보기 싫어 보지 않은 드라마가 수도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끼리 모였을때 주된 수다거리 중 하나인 드라마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 저는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 재미있길래 저렇게 웃어가며 수근거릴까? 하는 생각에 해당 드라마를 중간에서 본적이 있는데 앞 내용을 모르니 웃을 수도 없더군요. TV와는 뉴스 빼고는 거의 담을 쌓고 사는 저에게 어느어느 연예인이 이쁘더라. 그렇더라 카더라. 하는 말도 와닿질 않습니다. 오죽하면 고등학교때 장나라가 MBC에서 하던 논스톱이였나요? 거기 나와서 탤런트로만 알고 있었었죠. "장나라 이번 앨범이 좋더라" 이러면 "장나라가 가수야?" 라는 한마디로 반 전체를 얼어버리게 만든 전적도 있는 저였읍죠. 네네.

잡설이 너무 기네요. 이런 저에게 묘한 호기심을 가져다 준 녀석이 QOOK TV 입니다. 작년에 가입 당시엔 메가TV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를 FTTH로 변경하는 와중에 QOOK TV 홍보차 같이 오셨던 분께 가입권유를 제의 받았지만, TV를 잘 안보던 저는 그냥그냥 식으로 넘겨버렸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여자친구와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겨울은 길었고. 집에서 TV나 볼까? 하는 맘에 위성방송을 달아서 볼 생각에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었는데 비용에 비해 매리트가 부족한 위성방송보다 어차피 QOOK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QOOK TV나 한번 알아볼까 싶어 대리점에 문의해 이것저것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QOOK 인터넷과 같이 사용시 할인 혜택도 있고 지나간 방송을 다시 볼수 있는 VOD서비스가 맘에 들어 QOOK TV를 신청하고 약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TV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던 제가. 그랬던 제가 모니터 앞에서 지나간 드라마를 하나하나 찾아 보고 있는것입니다. 어차피 일주일이 지난 방송은 무료로 재방송을 볼 수 있고 보다가 중간에 멈추고 끄게 되면 다음에 볼때 이어볼수 있는 편리함에 QOOK TV 속으로 전 푸욱 매료가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정말 보고싶은 방송이 있다면 일주일을 채워 그 기분이 식어가기 전에 단돈 500원에서 1000원 사이의 금액으로 결제하고 보면 그만이니까요.

이제는 말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방송에 누가 멋있더라. 어제 그 방송은 참 인상깊더라. 누구 누구는 이쁘고 참 잘 어울리더라. 슬프더라. 라고요. 타인과 대화거리 하나를 더 만들어주고 제게 바보상자와의 동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준 QOOK TV.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