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의 일상다반사/잡다한글

오는정에 가는정? 한국식 트위터 생활. 맞팔이 뭐길래?

아린. 2010. 7. 31. 04:16

트위터를 시작한 지 벌써 3개월여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몰라서 온라인 이곳저곳을 돌아돌아 다니며 정보를 얻고 트위터 사용법을 익히며 모르는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며 트위터 속에 제 생활이 빠져들게 되더군요. 실제로 같은 지역 트위터 유저분들끼리 모여서 소주 한잔을 걸치며 이렇고 저렇고 사는 이야기도 나누어 봤습니다. ^^

트위터를 시작하며 일종의 모임 형식인 "당" 이라는 것에도 가입해 보고 나와 취미가 같은 사람, 그리고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 등의 동질 된 형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글을 쓰고 마지막에 # 을 붙이게 되면 해쉬 태그라는 것을 이용해 같은 당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아. 이 서비스는 트위터애드온(http://twitaddons.com)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트위터. 영문으로 twitter 이라고 쓰며 1. (새가) 지저귀다   2. 지껄이다, 지저귀다   3. (새의) 지저귐 // 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네이버 사전 참고)
지저귀다. 내가 울린 지저귐이 이곳저곳에 메아리치며 퍼진다는 트위터. 트위터는 묘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친구? 일촌? 의 개념과 비슷한 팔로워(follower)와 팔로잉(following)이 바로 그것입니다. 팔로잉은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읽는 것. 즉 상대방의 글을 구독하는 의미로 보시면 될듯합니다. 그리고 팔로워는 나를 팔로잉한 사람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팔로워가 많다는 것은 나의 글을 구독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어떻게 보면 인기인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반대로 팔로잉이 많다는 건 내가 구독하는 인원의 수가 많다는 것 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김연아 선수"의 트위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보이십니까. 저 경이로운 숫자들의 향연이... 김연아 선수의 글을 구독하는 사람은 무려 219,263명이 됩니다.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관심이 김연아 선수를 향해 있습니다. ^^;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구독하는 사람은 고작 7명... 욕심쟁이 우후훗!! 안타깝게도 7명 안에 저는 없습니다. (응?) 저 역시 219,263명 중에 없습니다!! 하하핫 (.......)

이렇듯 트위터는 "숫자"라는 꽤나 민감한 것으로 특정 개인의 트위터 팔로워/팔로잉 수를 알짤 없이 개방시켜 줍니다. 드디어 문제의 맞팔이 나오게 됩니다. 맞팔. 과연 무슨 뜻일까요?? 트위터를 모르시는 분들도 윗글을 읽다 보면 대충 감이 오시게 될 텐데요. 바로 상대방과 내가 서로 팔로잉을 한 사이라는 단어입니다.

이게 뭐 어때서? 라고요? 아니요. 분명히 이것엔 엄청난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라는 가사와 함께 오고 가는 초코x이 속에 싹트는 정(情)처럼 트위터에도 그것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팔로잉 했으니 그대도 나를 팔로잉 해주오. 입니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지. 라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해도 되나요? 이러다 저 돌맞는거 아닌가요 언니?
이 맞팔이라는게 참으로 웃기다는 겁니다. 제가 특정 누구를 팔로잉 합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납니다. "어라? 내가 널 팔로잉 했는데 니가 나를 무시해? 이런 은혜도 모르는 녀석. 언팔 들어간다!!" 라는 개념을 가지는 꽤 많은 분이 계시다는 겁니다. 언팔은 팔로우의 반대로 unfollowing 상대방 글의 구독을 중지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신의 맞팔을 인증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저는 이분들 모두를 싸잡아 까려고 이 글을 적는 게 아니니 오해는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해 맞팔율이란 단어를 제외한 아이디와 프로필사진 다른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합니다. 맞팔율 계산을 이용해 맞팔을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저도 호기심에 한번 눌러본적 있습니다. ^^

하지만, 이 맞팔이라는 것에 신경을 쓰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리 문제 될 건 없다고요? 네...뭐 이게 그리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왠지 모르게 상대방에게 팔로잉을 강요하는 의미가 적나라하게 보여서 문제인 겁니다. 실제로 겪고 있으며 눈살도 찌푸리는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프로필을 보면 아...지난번 날 팔로잉 한 사람 같은데... newfollowers?? 제가 아직 천명도 안 되는 팔로워 숫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웬만하면 프로필 사진 보고 대충 알아봅니다... 이게 무엇인고 하면 저를 팔로잉 했다가 맞팔을 안 해주니까 언팔을 했다가 특정 다수를 한꺼번에 팔로잉을 다시 하다 보니 생기는 악순환입니다. 그런 분은 끝까지 절대 팔로잉 해주지 않습니다. -_- 굳이 내 판단하에 읽지 않아도 될 성향의 글이 다분한 사람의 글을 팔로잉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예전 트위터를 소개하는 뉴스가 누구는 팔로워가 몇 명. 누구는 팔로워가 몇 명. 이러다 보니 사람들이 자신을 구독하는 팔로워의 숫자에 민감해지기 시작하며 그것은 곧 자신의 인기의 지표가 된다고 판단을 한 거겠죠. 그로 인해 팔로워를 쫓는 팔로잉이 한국식 트위터로 변모되고 있는 것입니다.

트위터를 이제 갓 시작하시는 여러분께 감히 말씀을 드리자면, 위와 같은 오류를 범하며 진정한 트위터의 재미를 잃어버리는 행동을 하지 마시라고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팔로워, 팔로잉은 절대 당신의 인기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단위가 아닙니다. 고작 숫자 몇 자리에 당신을 판단하기에 당신은 너무나 큰 존재입니다. 즐기며, 웃으며, 또 이야기를 전달하고 퍼트리는 지저귐의 시작.

140자라는 짧은 글 속에 묻어 있는 세상 사는 이야기에 여러분도 한번 빠져들어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