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의 일상다반사/잡다한글

내가 맛집블로거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없는 이유

아린. 2012. 2. 4. 12:43

저는 블로그의 주된 내용이 모두 맛집에 관련된 글을 적고 있습니다.

간간히 지금 처럼 제 이야기도 적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관심이

있어하는 모바일 쪽 글도 적지만, 주된 주제는 일단은 맛집입니다.

그런 관련된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힘든건... 소심한 제 성격에

사람들이 많은 식당에서 사진을 찍는것은 아직도 많이 어색합니다.

맛집블로거를 시작하고 저도 제가 맛집블로거라 생각하지만

남들 앞에서는 당당하게 맛집블로거라 말을 하지 못한답니다.

오늘은 그것에 대해 한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요즘은 DSLR 대중화 시대죠. 저 역시 DSLR 을 사용합니다. 물론 작은 똑딱이로 음식을 찍던것이 만족스럽지 못한 까닭에 거금을

들여 DSLR 을 장만 하였습니다. 

카메라와 렌즈가 좋으니 솔직히 어떻게 찍어도 잘 나오기는 합니다.

사진을 잘 찍는 편은 아니지만 식당과 그 식당에서 판매되는 음식을 소개하는 블로거이다 보니 이왕이면 더 잘 나오도록

찍고 싶습니다. 제가 쓴 글을 보고 찾을 다른 손님들을 위해서도. 제 글로 인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업주님을 위해서라도

딱히 대충 찍기는 싫은거죠 ^^;; 제 욕심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들을 찍기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바로... 제 움직임 입니다.

접사나 음식 전체 샷을 찍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구부정하게 서는것은 예사이구요.

원하는 각도에서 찍어보려고 음식을 새롭게 배치하거나 돌리는 것은 말 할것도 없지요.

내부를 찍는답시고 이렇게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퇴근시간대에 대부분 음식점을 찾다보니 그나마 손님이 없을

경우는 편합니다만... 두어 테이블이라도 있을라 치면 그냥 앉은 자리에서 찍고 말죠 ^^;; 전 소심하니까요.

랜즈가 준망원이다 보니 테이블 샷 한번 찍을려면 세걸음은 더 멀찍이 뒤에서 찍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이럴때 십중팔구 업주분 혹은 직원분이 여쭤보십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네?"

"아. 그냥 사진 찍으시길레."

"아.. 블로거에요."

"맛집블로거세요?"

"아니 뭐 꼭 그런건 아니구요. 그냥 이래저래 다니다가 맛있는 집 있으면 찍고 그래요."

이런 대화가 오고가는데요. 대다수의 업주분들의 착각중 하나가 맛집블로거 = 파워블로거 라는 잘못된 인식이 잡혀 있어서

블로거라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을때 많이 조심스러워 지고 손님앞에서 당당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제 기분상일 수 있겠습니다만... 다소 잘못된 인식으로 타인이 저를 과대평가 하거나 또한 저로 인해 다른 블로거분들께

그릇된 편견을 가질 수 있을까봐 맛집블로거라는 말은 빼고 말씀을 드립니다.

단어도 참 그렇잖아요? 맛집블로거. 거참... 뭐 있어 보이네요. -_-;;

조금 연세가 있으시거나 배타적인 시선으로 블로거를 바라보는 업주님의 입장에서 블로거란 참으로 귀찮은 존재입니다. 요즘

워낙 맛집블로거에 대한 좋지않은 시선들이 언론,미디어를 통해서 또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얼마나 맛집블로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으면 "파워블로거지" 라는 신생어가 생겼겠습니까;;

검색을 해보니 얼추 전부 내가 맛집 파워블로거다. 음식을 싸게달라. 서비스를 달라.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라는 식으로

업주분께 횡포를 일삼는 소수의 블로거가 있긴 있는가 봅니다.

잘 해줘도 본전이고 행여나 잘못 보이면 가게에 대한 안좋은 글을 적을까봐 노심초사 하십니다.

대단한 것도 아닌 저를 대단하게 보는 시선이 저를 당당하게 "맛집블로거"에요 라는 단어를 쓰기 힘들게 만듭니다.

이 외에도 타인들 중에도 저를 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사진을 찍는거야?"

"파워블로거인가봐. 저렇게 찍어주고 가게 홍보하고 공짜로 밥 먹고 돈 받고 그러거든."

"와. 그럼 저 사람이 파워블로거인거야?"

"응. 그런가보네. 카메라도 크고 음식만 찍고 사장님이랑 이야기도 하잖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화가 더 무섭습니다. -_-;; 얼굴이 시뻘게지며 급하게 찍을것만 찍고 서둘러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습니다.

맛집블로거 그냥 소문난 식당 찾아 다니고 먹을거 좋아하고 제 돈 내고 밥 먹고 맛있으면 추천하고 맛 없으면 안적고 그럽니다.

그렇게 대단한거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언론이나 미디어매체가 너무 블로거의 안좋은 것들만 뿌려대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른이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저도 제 자신의 취미활동으로 "저 맛집블로거에요~" 하고 말 할 수 있는,

그리고 사람들이 "참 좋은 취미 가지고 계시네요~" 하며 웃어주는 그런 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가지고 계시네요~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