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의 일상다반사/잡다한글

홈플러스의 상술. 6900원짜리 왕대박돈까스에 낚인 사연

아린. 2011. 11. 4. 09:30

출근 시간대 아이폰으로 웹서핑 도중 홈플러스의 왕대박메뉴 출시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기사링크: [심층분석] 왕대박 짬뽕과 돈가스…그 뒤에 숨겨진 의미는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0/29/2011102901246.html

많이들 아시겠지만 국내의 마트 빅3가 "더 싸고, 더 많게" 를 주요

과제로 삼은것처럼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소요식업계의 기틀을 무너트리는 횡포라는 비판까지 들어가며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빅사이즈 메뉴를 개발합니다.

아린군은 또 궁금합니다. 왕대박 돈까스라... 얼마나 크길래? 왕대박 짬뽕은 홍합이 얼마나 많이 있길래?

퇴근하자 마자 홈플러스 고객센터로 문의전화를 겁니다.

친절한 남자사람 직원이 전화를 받습니다. (통화내용은 간결하고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Q : 왕대박메뉴 잠실점에서 먹을 수 있는가?
A : 그렇다.

Q : 하루에 50개씩 파는게 맞는가?
A : 그렇다.

Q : 지금 가면 먹을 수 있는가?
A : 업체에 물어보라.

Q : 언제까지 파는가?
A : 이번 주 수요일까지 판다.

수요일까지 판다는 말에 급히 삼성역에서 마눌님을 납치하여 신천에서 내려 카메라를 챙기고

홈플러스 잠실점까지 택시를 타고 달려가 푸드코트에 9시15분에 도착합니다.

다행이 아직 라스트오더 전이라 왕대박 메뉴를 주문합니다.

으잉? 홍합까는데만 시간을 다 허비한다는 왕대박 짬뽕이 없네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왕대박 돈까스 하나만 주문하였습니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50그릇이 나가지 않은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주문을 하고 약 5분정도 푸드코트 메뉴 모형들을 쳐다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돈까스가 나와야 할 업체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위생복이 아닌 외출복을 입고 나오십니다.

"언니 나 갈게~"
"아니 주문이 들어왔는데 어딜가."
"주문? 무슨 주문?"
"돈까스 주문 들어온거 못 봤어?"
"어머 못 봤는데. 무슨 말이야. 내가 퇴근을 하는데 누가 음식을 만들어."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 이랍니까... 주방쪽으로 달려가는 아주머니는 주문표를 이제야 확인합니다.

주방에서 아직 일하시는 분들이 돈까스 정도는 괜찮다며 아주머니를 다시 돌려 보내십니다.

해당 푸드코트를 임대하여 영업하시는 사장님이신듯 합니다.

"아니, 언니는 지금 시간이 몇신데 주문을 받어."
"9시30분까지는 주문 받아야지."
"그래도 그렇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쉴세없이 입을 놀리며 퇴근하는 사장님.

 댁에 빨리 가고 싶으신 심정은 알겠으나 마감시간안에 주문한 저희가 잘못한건 아닌데

들으란 식으로 크게 말을 하며 저희 옆을 지나가는 사장님의 모습에 어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왕대박 돈까스가 나왔습니다. 크기가 상당합니다.

돈까스를 받기전에 근무하시는 분께 여쭈어보니

돈까스는 하루 50개 이상도 판매하며 수요일이 지나더라도 계속 판매를 한다. 라고 합니다.

 수요일까지 판매할 줄 알고 계속 스케쥴이 저와 어긋나는 마눌님과 후다닥 달려간건데

이런 허무한 말을 들을 줄이야... 나름 한정판이라는 매력에 끌려 온건데

심지어 둘째날부터 너무 많이 팔려서 지금도 본사에서 보내준 물량이 다 소진되어
내일부터 모자란 돈까스는 수제로 만들어야 한다
고 합니다.

하루 50개, 수요일까지만 한정 메뉴라는 이유때문에 없는 시간 일부러 내서 온 사람에게

정말... 실망스러운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실망은 나중에 하고 일단 음식이 나왔으니 살펴보고 맛을 봐야겠죠?

돈까스는 바삭함이 생명이죠. 받자마자 초 스피드로 찍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왕이면 소스를 얇게 발라 주시거나 일부만 올려주었더라면 더 좋았을걸 합니다.

이렇게 소스 범벅이 되어 버리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버려도 튀김옷이 눅눅해 지기 때문이죠.

그냥 개인적으로 눅눅한 돈까스는 싫습니다. ^^;;

크기 비교입니다. 진짜 왕대박입니다...허허허;;;

지름 62mm 니콘 60마 랜즈캡입니다...저게 몇배입니까;;;

마감이고 하니까 넉넉하게 주십니다. -_-;;

밥도 한 한그릇 더 주시고, 돈까스 소스도 더 주시고 김치도 많이 주십니다.

늦게와서 좋은것도 있군요. ^^;;

앞서 나간 사장님에 비해서 돈까스를 만들어주신 분은 상당히 친절하셨습니다.

썰고있는 포크와 나이프가 정말 외소해 보이는군요;;;

조금이라도 더 바삭할때 먹으려고 분주하게 썰어주시는 마눌님이십니다.

돈까스 단면입니다. 예상대로 고기가 그리 두텁지는 않습니다.

접사라서 그렇지 사진 사이즈의 약 1/3 정도입니다..

소스가 너무 많은 까닭이었을까요 ^^;; 얼마 지나지 않아 돈까스가 금방 눅눅해 졌습니다.

일식 돈까스가 아닌 일반 경양식 형태의 돈까스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

하나 시켜서 둘이서 먹었는데 제법 배가 부릅니다.

그야말로 폭풍흡입의 결과입니다. 정말 든든하게 먹은 것 같습니다.

 

왕대박 돈까스는 분명 놀라운 메뉴입니다.

단돈 900원의 가격 인상에 크기는 미친듯이 커져버렸습니다.

가격대비 사이즈를 비교하자면 가히 전국최강이라 부를 만 합니다. 맛도 가히 떨어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한정 메뉴인 것처럼 광고를 하고서 소비자에게 소비욕구를 촉진시켜놓고는

정작 그런 메뉴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매출에만 욕심을 내는

홈플러스의 모습에 적잖아 실망을 감출 수 없습니다.

또한 만약 마감시간이 다 되어 주문을 했다고 투덜거리며 퇴근하던

사장님과 마주치지만 않았더라도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을것 같은데요...

어차피 계속 판매하게 될 메뉴라면 홈플러스는 잘못된 정보로 고객을 우롱하는 광고가 아닌

진정으로 사람들이 입소문으로 찾아와 그들의 의도처럼 양질의 값싼 돈까스를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지하에서 장을 보면서 구매한 아임리얼 베리베리맛...

역시 아임리얼은 스트로베리가 진리.

 

일일이 댓글 달아드리기도 지치기에 원큐로 알려 드립니다.

1. 홈플러스 푸드코트의 라스트오더가 9시30분 임을 홈플러스 잠실점에 전화를 한 뒤 알고 갔습니다.
라스트 오더는 말 그대로 마지막으로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마감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2. 난독증이 아니라면 본문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십시요.
홈플러스는 고객에게 하루 50세트 한정에 수요일까지만 판매한다는 고객센터 메뉴얼에 의거해 안내했습니다.
50세트 한정과 수요일이 지나며 먹을 수 없다는 질문을 재차 번갈아가며 확답을 들었습니다.
수많은 미디어매체에도 하루 50세트 한정을 강조합니다.

3. 돈까스를 폄하하지 않았습니다.
제 돈내고 먹은 음식 왠만하면 까지 않습니다. 그냥 안 올리고 말지.
제 사진저장용 외장하드에는 찍어놓고도 올리기 미안한 식당들은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라는 이름에 맞지 않는 저급한 서비스와 고객을 우롱하는 광고를 비판하는 글입니다.

4. 둘이가서 하나를 먹든 둘이가서 세개를 먹든 주문하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이건 정말 답변 해드리기도 웃음 밖에 나오질 않네요...

5. 돈까스 눅눅한것을 싫어하는 것은 제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사람이 개인적으로 취향이 다 다를 수가 있지 그것까지 여러분께 이해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지 않군요.

6. 이곳은 개인 블로그입니다.
저는 제 값을 지불하고 판매하는 음식을 먹은 뒤 그곳의 서비스, 그리고 홈플러스를 향한 비판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7. 제목에 낚이셨습니까?
홈플러스의 상술. 6900원짜리 왕대박돈까스에 낚인 사연.
홈플러스의 왕대박 메뉴의 광고방식은 분명 상술입니다. 마케팅부는 의도적으로 미디어매체에 잘못된 정보를
흘러넣었고, 어리숙한 고객센터는 고객에게 제대로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라스트오더 시간 다 되어 택시까지 타고 가는 제가 이상하신가요? 여러분께 이해를 바라지 않지만 세상엔
여러분들이 이해 못할 그런 사람들 많습니다.
신문,뉴스등의 미디어매체의 고객을 부추긴 부정확한 광고, 확인차 전화한 고객센터 직원의 잘못된 정보전달에 저는
이렇게 난리피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가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단지 기간이 지나 놓쳐버릴 아쉬움이 앞서
홈플러스에 가게 된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낚였다. 라는 단어가 이럴때 쓰이지 않습니까?
돈까스를 잘먹건 못먹건 서비스 질이 좋건 나쁘건이 중요한게 아니라. 저는 진정 한 업체에 놀림당한 기분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기 전에 앞서 그가 한 말이나 행동들을 끝까지 확인 하신 후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