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의 일상다반사/잡다한글

11,000원짜리 꽃등심이 52,000원으로 둔갑한 웃지못할 사연

아린. 2012. 2. 10. 13:01

여러분은 세상 살아가며 간혹 잘못 본것을 그대로 인식해 버리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지 않나요?

바로 어제 일인데요. 마눌님과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보러 청담동에

들린김에 밥을 먹고 가자는 생각에 청담동에 유명한 맛집인 새벽집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미리 도착했던 마눌님이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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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꽃등심이 11,000원, 육회비빔밥이 8천원 이니까 시킬께요."

"그래. 니가 알아서 시켜."

건성으로 듣고 넘어갔습니다. -_-;; 여기서 제가 의심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던게 화근이었지요...

마눌님이 미리 주문해 놓았고 제가 도착하자 점원분이 고기를 가져다 주시더군요.

헐... 마블링이 예술입니다. 지방이 꽃을 핀것 같다고 해서 꽃등심. 때깔좋고 마블링 예술이고. 이제 먹어야 겠죠?

지글지글 불판위에 구워지는 꽃등심이 너무 맛나게만 보입니다.

한 입 먹어보니 이거 완전 입에서 녹아버려서 사라지는 듯한 맛입니다. 제가 너무 맛있게 먹으니 마눌님은 육회비빔밥을 주문하면

같이 나온 소피국? 아... 서울에서는... 아네... 선지국이라고 하죠;; 그거랑 공기밥이랑 맛나게 드십니다.

고기를 구으며 마눌님 한 입 건내주고 저 두 입 먹고 - _-);; 이렇게 맛나게 밥을 먹었읍죠. 네네...

고기라면 환장하는 저이기에 고기를 건내줘도 "오빠나 많이 먹어. 난 고기 많이 안 좋아해." 라며 제 숟가락 위에 고기를 얹어줍니다.

여기서 살짝 의심이 들기도 했죠. 이 맛있는 고기가 11,000원 밖에 안해? 호주산인가? 등급이 낮은가?

쩝... 이왕 먹을거 배불리 먹고 가잔 생각에 가격도 저렴하니 더 주문하려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응? 메뉴판이 좀 멀어서 근시인 제 눈에 다소 흐려 보입니다만... 일단 꽃등심 아래 가격이 五(5,오)로 보입니다.

하하하... 설마... 눈을 비비고는 자세히 보기 위해 게슴츠레 다시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아무리 봐도 저건 52,000원 입니다.

허걱!!!!!!!!!!!!!!!!!!!!

"저...저기... 자기야. 저거 꽃등심... 52,000원 이라고 적혀 있는거 아니야?"

마눌님은 제 말을 듣고는 무슨말을 하냔 식으로 무심히 메뉴판을 바라봅니다.

천천히 제 얼굴을 향해 다시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곤 다시 목이 부러져라 메뉴판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다시 제 얼굴을 보며 내 뱉는 마눌님의 한마디가 예술입니다.

"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렇습니다.

五(오)자가 正(정)자로 보여서 정가로 보였다는 겁니다. 헐... 그 정자는 定(정)인데... 바른 가격이라서 正 이라고 적은줄 알았다는

마눌님의 한마디... ㅋㅋ

"그럼 그렇지... 내가 꽃등심 1인분에 11,000원 이란 말에 왜 의심을 안했을까..."

1인분은 주문이 안되니 2인분을 주문했고. 제 뱃속에 들어간 고기는 104,000원 VAT 별도 가격인겁니다.

"프...프풋...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밥을 먹다 말고 박장대소를 하는 저를 마눌님은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봅니다.

"아 왜~ 웃음이 나와?"

"응. 푸하하하 웃기잖아. 이게 안 웃겨? 크크크"

"에휴. 됐어. 내가 무슨 말을 해. 괜찮아. 오빠만 맛있게 먹었으면 됐지 뭐."

"그래그래. 맛나게 먹었으면 됐지. 덕분에 내 생에 처음으로 1인분에 5만원 넘는 고기 먹었네. 푸하하하"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저걸 착각해서 주문을 잘못한 마눌님이 그저 귀여워 보일 따름입니다.

계산을 하니 124,300원이 나왔더군요. 뭐. 다른 식사 대여섯끼는 할 수 있는 돈이겠지만 이런것도 하나의 추억이니 아깝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날이 이제 슬금슬금 풀릴려고 하네요~ 환절기에는 특별히 감기 조심하셔야 하는거 아시죠? ^^

어젠 마눌님께 좋은 고기 얻어 먹었으니 오늘 저녁은 제가 특별히 아린표 수제 카레라이스를 해줘야 겠습니다.

점심 식사 시간인가요? 식사 맛나게들 하세요~

 

추천 꾸욱~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