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의 여행 이야기/대한민국

고궁 뮤지컬 천상시계. 내가 알지 못했던 장영실의 모습을 보다.

아린. 2012. 9. 25. 01:34

오랜만입니다. 한달만에 포스팅인가봐요. ^^;; 그동안... 이래저래 바쁜 생활을 하였습니다. 안밖으로 말이죠. 존잘이 녀석 그렇게 보내고 나서 힘도 없었고... 바쁘다는 핑계도 있구요... ^^ 항상 꾸준히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이놈에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저도 환장할 노릇입니다.

한달만에 문을 아린의 블로그 포스팅은 최근 다녀온 고궁 뮤지컬 천상시계의 후기입니다. 고궁 뮤지컬 이라길래 뭔가 한국적인 창작 뮤지컬이겠구나 했는데... 세상에나. 정말로 경희궁에서 뮤지컬을 보게 될 줄이야... 게다가 제가 관람하러 가는 날은 평소 꼭 보고 싶었던 최종원씨가 출연을 하는 날이라 더 기대가 되었답니다.

극장이 아닌 경희궁에서 펼쳐지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장영실의 모습을 담은 고궁 뮤지컬 천상시계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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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상경한지 갓 2년차가 된 저에게 아직도 생소한 궁의 이름입니다. 본디 이름은 경덕궁.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군의 집이었으나 터에 왕기가 흐른다는 말에 광해군이 1623년 지은 당시만 해도 궁궐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아주 철저하게 훼손이 된 아픈 역사가 서린 곳입니다.

역사 공부를 한건 아니고... 검색 조금만 하면 나오는 내용들이죠;; 엣헴...

활동중인 서울 프로젝트 블로거의 일원으로 고궁 뮤지컬 천상시계를 관람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9월 6일 경희궁으로 향했답니다. 흥화문에서 다른 프로젝트 블로거 맴버분들과 서울시 관계자 분들을 만나 경희궁 내부로 향했습니다.

숭정문 앞에서 인증샷도 찍어보고... 다들 이런거 한장씩은 찍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네? 아니라구요?

그럼 넘어가고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양해 바랍니다. -_-;; 커튼콜도 못 찍는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아주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해 주시더군요... 쿨럭...

저기 많은 사람들이 보이시죠? 꽤 많은 분들이 천상시계를 관람하러 경희궁으로 몰려듭니다.

숭정전의 모습이 보입니다. 보시다 시피 숭정전 앞에 무대 연출을 위한 스크린과 조형물들이 있습니다. 날씨는 9월 초저녁이라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쌀쌀 했답니다. 아무렇지 않게 반팔을 입고 갔었는데 바람이 계속 불어오는 야외에서 의자에만 계속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은 의외로 고되었습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자리마다 천상시계가 프린팅된 담요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런 자그마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것은 등장인물들의 쇼맨쉽 이었습니다. 무려 장영실 역을 맡은 주연배우가 좌석 끝까지 돌아 다니며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모습은 관객과 배우라는 거리감을 단번에 좁히는 멋진 서비스였답니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뮤지컬이 시작되었습니다. 뒷 부분은 서울 프로젝트 블로그 측에서 제공받은 사진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스토리는 이러합니다. 조선 세종 시절.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재주가 있는 자들을 모두 모아 그들에게 출세를 할 기회를 줍니다. 동래현의 관노 출신인 영실도 나라의 부름에 한양으로 가게 되고 조선의 과학 기술을 한단계 끌어 올립니다.

이는 장여실에 관련된 위인전기를 읽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죠. 천상시계는 그런 장영실의 전기 속에 예성이라는 여인과의 사랑이라는 하나의 스토리를 넣게 됩니다.


<장영실과 예성 - 사진제공 : 서울 프로젝트 블로그>

실제로 예성이란 여인이 있었는지, 또 그녀가 영실과의 러브 스토리를 이루었는지는 알 방도가 없습니다. 아마도 극중 영실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픽션이겠지요. 

천상시계는 여러가지를 보여줍니다. 과학 발전을 지향하며 인재를 아끼는 세종. 기술, 과학, 별 모든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욕과 예성을 향한 일편단심을 보이는 영실. 역시나 자신의 마음을 감추지 않고 영실을 사랑하는 예성. 명의 압력속에 힘을 키우지 못하는 조선. 호시탐탐 조선의 꼬투리를 잡으려고 노리고 있는 명나라. 명의 명령과 영실과의 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하. 그리고 영실을 향한 온갖 질투와 시기를 일삼는 조정 관려.

이렇듯 많은 모습을 보여주려하는 탓일까요? 60분이 조금 넘는 러닝 타임속에 극의 전개는 다소 산만해 보일 수 있었음은 피할 수 없었던것 같습니다.

극에서 모든 것들을 보여 주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이럴려면 러닝 타임을 조금 더 늘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라 그런지 배경으로 나오는 음악이나 배우들이 열창하는 노래 하나하나에 한국의 가락이 담겨 있어 듣는 내내 귀가 즐거웠습니다.

또한 실력파 배우들의 멋진 열연으로 한시도 눈을 땔 수가 없었지요. ^^

극의 내용에 아무리 픽션이 첨가 되었다 한들 기본은 역사에 있었기에 후반부로 갈 수록 분위기가 무거워 지는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극의 내용이 너무 새드엔딩으로 치닿기만 하니 보는이의 기분 역시 루즈해 질 수 밖에 없었지요. ^^;;

뜬금없는 상황전개는 굳이 이렇게 흘러야만 하는가... 하는 의아함을 가지게 하기도 하였습니다만 그래도 천상시계는 무거운 내용을 이끌고 가면서도 중반까지 중간중간 배우들의 위트 넘치는 대사와 열연 때문에 배꼽이 빠지도록 웃음지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관람했을때에는 극중 세종이 최조원씨가 출연을 하였었는데... 사진이 없습니다;; 아래는 주인공 장영실역을 맡았던 전재홍씨 입니다. 극 초,중반엔 이분 대사 하나하나에 어찌나 웃었던지 ^^

경희궁 내부가 객석이 되고 숭정전의 하나의 스크린이 되었던 난생 처음 보았던 고궁 뮤지컬 천상시계. 앞으로도 이러한 도전으로 한국 뮤지컬계가 발전하고 우리의 가락과 색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리는 문화활동들이 활발하였으면 싶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밤. 가족들과 함께 우리의 멋이 숨겨진 고궁 뮤지컬 한 편 관람하러 가보는건 어떨까요?

추천 꾸욱~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