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그녀를 위한 데이트를 계획 해보자.

데이트 다들 하시죠? 연애 초기에는 그저 그녀가 좋고 같이 있는것만도 좋아서 여길가도 싱글, 저길가도 싱글. 입에서 웃음이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만남이 열번, 스무번 계속 이어지다 보면 어느센가 너무 고리타분한 항상 가던곳만 가고 하던것만 하던 식상한 데이트가 되어가고 있다는걸 깨닳게 됩니다.
물론 휴가 시즌이 되면 계곡, 산, 바다 등 여행을 하고는 합니다만, 평상시에도 그런 여행을 계속 할 수는 없겠죠? 이놈에 사회는 우리에게 항상 그런 여유로움을 주질 않습니다.


CC/filckr/Captain librarian

저는 정말 부끄럽게도 제 스스로 어디어디 데이트 계획이랍시고 먼저 여자친구에게 권한적이 딱! 한번 있습니다. 그 외에는 전부 여자친구가 다 생각하고 계획을 짜내고 저에게 물어보고 또 수정하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 봅시다. ^^;; 자... 데이트? 가장 먼저 뭐가 생각나나요? 너무 거창한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머리속에 떠오르는 코스들을 생각해 보자구요.

식사? 영화관람? 공연? 유원지? 카페?

크크... 뜨끔하시죠? 저만 그런것이 아니라 제 주위에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데이트에 딱히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것 같지 않더라구요.

"데이트? 뭐... 밥먹고...영화보고...카페가서 이야기 좀 하다가...음... 그리고 뭐 집에 바래다 주고 헤어지는 거지 뭐."

최근에 여자친구와 심도있는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사이가 소홀해 지지 않도록 제가 어떻게 노력하면 여자친구와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까 하고 무작정 여자친구를 데리고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죠.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요? 정말 깊이깊이 반성을 하였습니다.

"오빠는 왜 날 데리고 어디 가보려는 생각도 안해봐요? 항상 내가 가자는 곳에 따라가고 같이 여행가는건데도 내가 다 계획해야 하고, 오빠 스스로 나한테 어디가 좋다더라, 어느어느 맛집이 맛있다더라. 같이가자. 말도 안하잖아요. 오빠가 날 정말 사랑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어. 남자라면 먼저 여자를 리드 해봐야 하는거 아니야?"

감정에 복받쳤는지 쌓였던게 있었는지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어가는 그녀를 안아주며,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 재미있는 공연도 여자친구가 보러 가자고 했고, 맛있는 집은 친구들이랑 가보지 않고 기억해뒀다가 저와 같이 가고, 심지어 여름 휴가까지 여자친구가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다 잡았었죠... 저는 단지 새 영화가 나오면 여자친구를 데리고 극장에 간 기억밖에 없는듯 하였습니다. 정말 여자친구와의 데이트에 아무 생각없이 이끌려 다녔던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전 빵점자리 남자친구 더군요.
물론 데이트 자체를 지겹다거나 아무 의미없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여자친구랑 같이 있기만 하면 좋다는 식으로 여자친구와 추억을 만드는 데이트가 아닌 그저 그녀를 보고 만나기 위한 데이트를 했던것 같더군요. 추억은 모두 여자친구에 의해 만들어 졌었습니다.

최근에 저는 여자친구가 가보지 않은 괜찮은 레스토랑을 찾느라 인터넷을 두시간이나 누볐답니다. 외식산업을 전공하는 여자친구에게 맛있는 저녁식사 한번 대접해 보는게 이렇게 어려운 미션이 될 줄이야 어떻게 알았을까요. ^^;; 하핫. 결국엔 난 보았노라! 찾았노라! 예약 했노라!! 를 외치며 여자친구에게 언제언제 오빠가 예약해 놨으니까. 같이 가자! 라며 간만에 큰소리 좀 쳐보았습니다. 그래봐야 엄청 비싼 레스토랑은 아니구요 ^^; 저희 지역에 작은 뷔폐입니다.
결과요? 전 제 여자친구가 그렇게 좋아하고 웃는 모습을 지금껏 데이트하면서 처음 본것 같습니다. 식사 하는것도 잊고는 웃으며 빈접시를 계속 만들어내는 제 여자친구를 흐믓하게 쳐다보았답니다.

고여있는 물은 썩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어느것에나 통용되는 말입니다. 항상 똑같은 곳, 똑같은 만남, 똑같은 일정들...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 뿐 아니라 훗날 둘 사이를 추억할때 "우린 정말 뭘 하고 지냈지?"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나타나지 않을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떤 시대? 마우스로 클릭하고 키보드 몇글자 두들기면 거리, 날씨, 교통, 숙박, 맛집 모든것의 정보가 인터넷에서 흘러나오는 시대입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 간만에 검색한번 해보는건 어떨까요? 은밀하게... 그녀가 모르게. 그리고 그녀를 놀래켜 주자구요.

오빠! 이런 사람이야~

ps. 이 글은 절대 남자분들을 비방하려고 적은 글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제 경험을 토대로 적었으며 혹여나 비슷한 일로 연인과 다투어본 분들과 공감하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오해의 요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미리 적어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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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itrus.textcube.com BlogIcon citrus
    2010.03.25 15:22 신고

    즐거운 데이트 되셨나요? ^^ 보기 좋습니다.

  2. Favicon of http://joypraythank.tistory.com BlogIcon 사랑가루
    2010.03.25 19:35 신고

    우린 서울 대구 장거리 연애여서
    데이트 코스 따윈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만나는 것만으로 좋았는데
    결혼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서운하긴 하데요. ㅋㅋ

    • Favicon of http://guichanist.com BlogIcon 아린.
      2010.03.29 11:24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서울 대구 장거리라;;; 후덜덜;;
      자주 못봐서 안타까웠겠어요 ㅠ_ㅠ;;
      지금이라도 추억 많이 만드시면 되죠~~
      좋겠다 결혼 ㅠ_ㅠ 어흑어흑

  3. Favicon of http://semix2.textcube.com BlogIcon semix2
    2010.03.25 19:44 신고

    조금만 노력하면 여친님께 큰 기쁨을 드릴 수 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그게 잘 안되지요. ^^;;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음만으로는 그녀를 움직일 수 없는 게 우리네 현실입니다. 으흑흑-

    • Favicon of http://guichanist.com BlogIcon 아린.
      2010.03.29 11: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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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습니다. ㅠ_ㅠ 우린 언제나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그놈에 현실이 뭔지요~ 어흑...
      가슴을 도려내 내 마음을 너에게 보여줄수 없어~~

  4. Favicon of http://syelaria.tistory.com BlogIcon 달콤한 시에양
    2010.03.25 21:56 신고

    맞아요 한번씩 잊을만하면
    변화를 시도해주는게 좋아요ㅋㅋ

    • Favicon of http://guichanist.com BlogIcon 아린.
      2010.03.29 11: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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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오세요. 시에양님
      항상 고인물 같은 연애는 좋지 않아요 ㅎ
      누구든 좋은쪽으로 변화를 시도하는것은 서로간의 사랑도 키울거에요~

  5. Favicon of http://spmws15.tistory.com BlogIcon 빠삐코
    2010.03.26 09:59 신고

    여자친구분이 큰 감동을 느끼셨을껏 같아요..^^
    매일 사랑이 넘쳐나는 글만 쓰시고.. 가끔 부러울라고 해요 ㅋ

    • Favicon of http://guichanist.com BlogIcon 아린.
      2010.03.29 11: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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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삐코님 오셨어요 ㅎ
      큰 감동을 느꼈을까요? ㅠ_ㅠa 겨우 저녁한끼 대접인걸요 ㅎ;;
      매일 사랑이 넘쳐 흐르는것 같나요? ㅎㅎ 그리 보여서 다행이네요 ㅋㅋㅋ

  6. Favicon of http://sweetpjy.tistory.com BlogIcon 만복빌라
    2010.03.27 21:46 신고

    이걸 제 남자친구한테 보여줘야할텐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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